교육과정에 대한 단상
acid최근에 과외를 늘리면서 gong-boo를 하고 있는데
중학교 과학 교육과정이 많이 개편되어서 놀랍다.
생각해보니 나는 중학교 과학을 전부 독학으로 때웠기 때문에, 제대로된 손길을 거쳤더라면(=ebs 중학을 활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었다. 사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음, 뭔가 외부의 가르침을 받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
중학교 과학 첫 시간에 물질의 상태변화에 대해 배웠던 걸로 기억한다. 누가 나한테 고체, 액체, 기체 상태는 물질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량의 문제라고 먼저 알려줬으면 멍충이 같이 승화 액화 기화 이렇게 외우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고체 액체 기체를 동등하게 다른 상태로 (병렬적으로) 인식해버리니까 액화열이 어쩌구 기화열이 어쩌구 이렇게 외우느라 쌔빠지지 않았을 것 같다. 누가 그걸 그렇게 공부해? 라고 비웃어도 할 말이 없다. 당시에는 진짜 그랬음ㅠㅠ
그런데 지금 보니 중학교 교육과정이 훨씬 더 군더더기 없이 빠진 것 같다. 순서가 어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1단원이 지구과학 (중 가장 무난한 지권) 2단원 물리 3단원 생물 -끝- ㅎㅎㅎㅎ 아주 죠타 나머지도 서점 가서 대충 보니 고등학교 물화생지 i ii 내용으로 맞춰지고, 나머지는 삭제 된 거 같다. 예를 들어 광합성 자체에 대해서만 배우지 뿌리털이 어쩌구(일반생물학에서 다시 만남:;;;;) 이런 거 안해도 돼서 좋다.
내가 너무너무 죠아하는 선배랑 밥약을 했는데 초딩과 지난 달에 한 과외가 생각나서 얘기를 나누었다. 내 고민은. 이러하다.. 초딩 과학은 버섯과 곰팡이의 차이, 해캄과 짚신벌레의 차이가 몰까욘? 이런 걸 가르칠 뿐인데, 사실 생투한 입장에서는 균류의 두 생물과 원생생물의 두 생물을 비교하는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고, 그래서 계통수까지 설명해주면 너무 좋겟다... 라고 생각을 했음... 근데.. 이걸 가르쳐도 되나 싶기도 했다.. 뭔가 거대한 스포를 하는 거 같아서.. 근데 선배 말로는 잘 한 거 같다구.. 교육과정이 과학이 발전하는 경로를 따라가는 게 아닌가 싶다는 얘기를 들었다. 초딩 과학에서는 경험과 실험 위주의 학습을 하고, 그걸 해석하는 tool을 중고등학교에서 배운다,,, 이런 얘기였다. 왜냐하면 실제로 대부분의 과학이 그렇게 발달했으니까...!
아무튼 그 말이 참 좋았다. 경험으로서의 과학. 내가 본격적으로 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무렵이고, 내 컴플렉스를 해소하는 데에ㅋㅋ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경험으로서의 과학을 충분히 즐기는 건 나에게도 아직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학부생이니까 다른 사람들이 쌓아놓은 지식을 열심히 주워먹고 소화시키는 게 목표지만, 앞으로 계속 이 길을 걷는다면 그 때부터는 공부(여전히 해야되긴 하지만요ㅠㅜ) 쁘라스 '직업으로서의 과학'을 본격적으로 해야되니까. 난 그 직업으로서의 과학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나 싶다.
그래서 과외하는 마음이 조금은 무겁다. 고등학생이라면 양치기로 문제풀이만 해도 되지만ㅠㅜ 괜히 내가 잘 하지도 못하는데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릴까봐 무섭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대학에서 배우면서 느낀 jaemee를 수업에서 더 추구해야겠다. 사진도 마니 보여주고 실험 사진도 보여주고 ㅎㅎ
일하면서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너무 죠탛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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