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억
acid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는데, 일단 내가 속한 공동체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ㅁㄷㅍ라니..
만약 내가 갔더라면 나 역시 다쳤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갔더라면 해소되었을 부끄러움이 공존하고 있다. 반성.
오늘 생ㅎ왈조 선배들이랑 함께 여의나루에서 치킨을 먹는동안 누군가는 여전히 투쟁하고 있었을 것이다. 치맥을 하다가 ㅅㅎㅋ과 본ㅂ점ㄱ에 대한 게 알고 싶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는데, 자연대 총학과 사회 인문ㄷ 입장이 갈린다는 것, 총회 때의 문제점을 들으면서 양비론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았다. 더불어 페미니즘 얘기도 했는데, 나는 정말 ㅅㅌ 때 인권교육과 내규 정하기를 등을 한 것이 역차별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었고.. 병신이라는 욕 못잃어.. 했을 때는 너무 빡치니까 그건 선배가 비장애인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겠죠.. 했더니 못알아들음..(페미를 시작하면서 느낀 게 있는데, 굳이 공감을 유도하고 이해를 시키는 것은 내 몫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니가 알아서 따라와라.. 마인드 장착하고 나니 (인권 문제에서만큼은) 솔직히 누군가를 설득할 의지가 없어졌다..)
ㅅㅌ 때의 기대와는 다르게 어딜가나 멍청한 사람은 곳곳에 있었다는 점이 오늘의 충격이었다..
이 얘기하려는 거 아닌데 아무튼..
오늘 본ㅂ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과, 여성으로서 내가 겪은 일들의 핵심은 '의견 차이'에서 오는 게 아니라 권력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는 걸 실감한다. 양비론 역시 제3자가 편하게 취할 수 있는 스탠스지만 결국 암묵적으로 권력에게 힘을 실어줄 수 밖에 없다. 여성혐오의 문제를 바라볼 때, 젠더 권력이 명백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권력을 인정하지 않는 권력자들이 대부분의 비생산적인 담론을 생성하고 유해한 소리 91843929개 한다는 것을 보면서 느낀 점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ㅅㅎㅋ과 본ㅂㅈ거에 대한 입장을 정했다. 권력이 누구에게 집중되었는지는 너무나 명백하다.
나의 문제는 이런 내 입장을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진보와 페미니즘의 가치에 대해서 평생 생각하고 있어도 그것에 걸맞는 행동을 정말이지 단 한 번도 취해본 적이 없구나, 하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차려버렸다. 그래서 알면서도 모른척하려 했던, 어설프게 아는 척하고 넘어갔던 내가 너무너무 싫다. 만약 진보라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하는 걸. 만약 페미니스트라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하는 걸. 유예하는 건 비겁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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