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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ㅅI와 그 존나게 확실한 벽

acidplutonium 2025. 5. 12. 08:58

4월에 캘코ㅍI 탔을 때
책을 읽을 시간이 많이 생겼다.

올해 그래도 이것저것 읽었는데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도 재밌었다.

싯다르타 한줄 요약:
싯다르타가 어렸을 때 이미 너무 똑똑해서 다 깨달은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고 좃뺑이 치다가 또 깨달은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고 ”너도 너 같은 자식 낳아봐“를 제대로 경험하다가 나중에 깨닫고 뒤지는 내용임.

아주 감동적이었다.
인생은 좃뺑이 치는 것의 연속이라는 훌륭한 깨달음.. 너는 평생 고민할 것이고 너만 그런 게 아니라 그게 인.생.이란다?를 문학적으로 잘 풀어낸 책임.. 베리 리터러쳐.. 착한 훈계..

이건 배 타기 전에 깨달음을 얻기 위해 한 독서였고, 배 타서는 하루키의 책을 읽었다.

언니가 전에 자기가 교보에서 읽었다고 해서 내용을 알려줬는데 제대로 안 들어서 그냥 새로운 독서였다.

전에 ㅇrㄹr온에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었는데, 이번에 이거 읽기 전에 또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걸 읽고 나서 읽어야 더 이해가 잘 가는 거 같다.

하루키가 이 소재를 30대 때 처음 쓰고 맘에 안들어서 또 고쳐 쓰고 그걸도 부족해서 장편으로 써낸 소설이라고 들었다. 도대체 뭔 소재고 무슨 의미가 있길래 40년 동안 이걸 못쳐잊어서 이걸 다시 써야했나.. 궁금했다..

줄거리는 대략 이러함:
주인공 화자가 10대 때 만난 글짓기 상 같이 탄 첫사랑 여자애가 있음. 걍 노르웨이숲이랑 똑같은 나오코st인데 얘도 정신병 환자여서 자기는 본체가 아니라 그림자고 자기 본체는 벽으로 둘러싸인 어떤 도시에서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다고 함. 주인공 남주가 그그그럼 나는? 요지랄하니까 여자애는 너는 가도 소용없으셈 난 어차피 너 못 알아봄 요럼.

그러고 사라짐. 주인공 그 뒤로 여자도 안 사귀고 개 쓸쓸하게 출판사에서 일하던 어느날 무슨 구덩이에 빠지면서 그 도시에 가게 됨. 입구에서 문지기가, 들어가려면 자기 그림자를 도끼로 잘라내야 한다고 그럼. ㅇㅇ 바로 자를게. 하고 그림자를 잘라냄. 잘려낸 자기 그림자는 노역 같은 거 하다가 시름시름 뒤지게 생겼지만 남주는 여자애 찾으려고 도시로 들어가서 눈을 멀게 한 다음에 꿈을 읽는 자가 됨. 하는 일: 도서관 가서 둥그런 알 같은 걸 만지작 거리면서 읽는건데 여기에는 이 도시에 살던 사람들의 기억, 잠재된 열망.. 같은 게 저장되어 있음. 도서관 가니까 여주는 당연히 자기를 못 알아보지만 얘는 그저 첫사랑 만나서 싱글벙글함..

하지만 아오지 노예가 된 그림자가 신경 쓰여서 찾아가다가 그림자가 도시에서 몰래 탈출하는 걸 도와줌. 문지기가 존나게 쫓아오고 벽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와서 존나게 가로막지만 결국 탈출에 성공하기 직전, 자기는 탈출 안하고 꿈 읽는 자로 돌아가겠다고 하고 그림자와는 헤어짐. 이게 1부 끝임.

2부에서는.. 돌아간 줄 알았던 나...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왔다..? 가 됨. 아니 싀발 저기요 나는 첫사랑 맨날 보면서 살겠다고요 왜 내가 회사를 가야하는데요... 나 말고 그림자 보냈다고요.. 나 아니라고요.. 하면서 우울증 걸리려다가.. 어느 날 계시와 같은 꿈을 꾸고, 즉 시 퇴사하고 작은 소도시의 마을 도서관장으로 이직 갈김. 2부에서는 도서관장직을 인수인계해주는 이전 도서관장(=귀신)의 사연이 메인이다. 이전 도서관장은 작가가 되기를 실패한 그 소도시의 유지네 자식이었는데,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아들 낳고 잘 살다가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죽고 아내도 생을 마감한 사연을 가진 남자였다. 이후에 도서관장을 맡으면서 다시 좀 제정신으로 돌아온 사람..이었는데 어느날 죽었더니 귀신이 되었고, 직원 한 명과 주인공에게만 보이는 귀신이 된 거임.

그렇게 밍숭맹숭 드디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던 주인공.. 평범하게 동네 카페 가서 맨날 커피랑 블루베리 머핀 처먹다가 카페 여자 주인과 사귀게 되기도 하는데... 이 새끼는 어느 새 다시 그 도시로 간다...

3부에서는 2부에 나왔던, 도서관에 매일 찾아오는 서번트 증후군이 있는 어린이가 자신에게 그 도시에 가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한다.. 비틀즈의 옐로 섭머린 자켓만을 입는 그 기억 천재 어린이가 꿈 읽는 자의 자리를 계승하고, 어린이는 주인공의 그림자가 이 도시 밖에 있다는 걸 알려준다 (즉 그림자는 아직도 밖에서 마을 도서관장으로 있고, 본체는 계속 여기 있었던 거임). 본체는 도시 밖에 있는 자기 그림자를 만나러 간다....

가 소설의 끝임. 진짜 개판으로 쓰긴 했는데 감동적이긴 함. 요 모든 게 문학에 대한 아날로지여서 감동적이었음.

소설 속 “도시” 자체가 문학과 창작 활동을 상징함. 그 세카이는 존나 시간도 흐르지 않고, 수많은 문학인들 작가들이 모아온 “오래된 꿈”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세계, 고립된 세계다. 거기는 첫사랑도 있고 십대 때의 순수한 마음 어쩌고가 있는 세상이다. 작가는 그런 꿈들을 읽는 자, 즉 문학 자체를 사랑하고 읽어 나가는 사람이다.

그치만 동시에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실제 창작을 해나가는 사람이다. 현실도 나쁘지 않다. 현실에도 문학을 책을 사랑해서 도서관을 여는 사람이 있다. 문학을 업으로 삼지 않아도 가족와 함께 하는 삶, 연인과 함께 하는 삶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하다 못해 동네 빵집의 갓 내린 커피와 한잔과 갓 구운 블루베리 머핀 하나 같은 보잘 것 없는 일상도 사실은 존나게 소중하기 때문이다.

문학 안에서만 있다면 행복할 거라 생각하고 그 도시와 첫사랑을 택한 본체. 문학 밖의 현실의 삶을 택한 그림자.  결말에서는 본체가 그림자와 합일을 위해 그림자를 찾아나선다. 소년이 결말 부분에서 말한다. 당신 분신의 존재를 믿으라고. 당신 분신을 믿는 건 곧 자기 자신을 믿는 거라고. 솔직히 다른 작가였다면 모르겠지만, 40 몇년 동안 꾸준히 소설 창작을 해온 작가로서 자기 문학 인생+걍 인생을 돌아본 거라고 해석하면서 보니까 이해가 갔음..

그런 의미에서 또 한 명의 인물인 옐로 서브마린 소년은 독자를 상징하는 거 같다. 꼭 내가(=작가 자신이) 아니어도 된다. 문학을 사랑하는 수 많은 독자들이 함께하는 과정이고, 그들도 꿈 읽는 자가 될 수 있다.. 작가 뿐만 아니라 독자도 문학의 창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존재이며, 벽을 넘는 존재다..

여러모로 엄청 감동적이었고,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문학적 진실이라는 것은 정지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행하고 이동하는 것이라고, 40년에 걸쳐서 이 모티프를 탐구해 나간 작가의 후련한 마음이 감동 그 자체였다...

이 외에도 한강 작가 여수의 ㅅr랑 (읽다가 말았음)
참을 수 없는 존ㅈH의 가벼움.. (시작하다가 말았음)

음.. 당분간 독서는 더 안 하겠지만.. 재미가.. 있었다..
배만큼 책 읽고 음악 감상 하기 조은 곳 더 없는 듯.. 내향인 특화 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