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id

칠월 십삼일의 일기

acidplutonium 2017. 7. 13. 18:16


1. 시험 끝나는 걸 주기로 일기 쓰는 버릇은 계속된다. 1학기 종강한지 한 달. 계절 개강한 지는 3주 하고도 절반! 어제 물리 중간고사가 끝났다. 목표한 건 뽀우킹 할/리1데1이 연습문제를 다 푸는 것이었으나 목표량의 약 40% 정도한 것 같다. 공부 어정쩡하게 한 거 치고는 과제에서 문제가 나와서 나름 다행. 그럭저럭 본 것 같고 그냥 A 나왔으면 좋겟다.(양심x)

오늘은 스벅 카드를 선물 받은 것을 기념으로 옆 동네 스벅에 앉아 있다. 내가 추진햇던 소모임인 책13모1임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하지만 나는 다 읽지도 못하고 반납한 전적이 있다. 오늘의 목표는 책 한 권을 끝내고 정리해놓고! 톡방에 pdf화해서 올려놓고!

내일 목표는 일찍 학교 가기! 가서 중1도에서 책 읽고 다 정리해놓고, 점심 먹으면서 푸-산 계획 함께 짜기. 숙소를 예약해야 하니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2. 7월이 절반 정도 남았는데, 나머지 절반은 열심히 독서와 물리로 달리고! 8월은 푸-산, 영덕으로 과1학1봉4사,(아마도) 통영/거제를 가고, 안동까지! 8월 중순에는 가족들하고 강원도에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일기에 반성이라고는 없고 온통 계획만 있으나 원래 인생은 계획 세우는 단계가 제일 재밌는 것 같기도 하다. 이미 2학기 시간표 짜놓음.

3. 아 2학기 시간표하니까 생각났는데, 2학기에는 2과학(단학기 생2물학, 해1양학)이랑 초급프1랑1스어, 글기, 수1밎투 뭐 이렇게 들을 것 같다. 듣고 싶은 교양이 죄다 수1및이나 글기랑 겹치니까 2학년을 노린다. 2학년 때는 예1술과 과1학, 종1교 상5징의 세계, 영1예이(2학점 ㅂㄷ)을 듣고 싶다. 아 과1학의 철1학적 이해도 내 머리가 따라 간다면 듣고 싶으나,, 과연,,,

아 합주 연습도 해야하고 피아노도 신청해야 하는데(아직도 못했으나 이것은 과외를 쉬기 때문에 어쩔 수x 자금난 ㅠㅜ)

4.

나는 지금부터 머냐 에코백을 살 것이다. 에코백 사려고 139482398918194년 동안 13909582309180 군데를 찾아 헤매었으나 찾지 못했으니까 걍 인터넷으로 주문할 것임.

5.

일기를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인가?

그것은 내가 마이클 패스벤더에 빠졌기 때문이다. 고1영 수업시간에 에이리언(1979)를 다루었고 이거 에세이랑 시험 때문에 3번 봄. 존멋 시고니 위버의 액션 활극 (+나머지 캐릭터들 다 죽음)으로서 너무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체스트버스터 같은 거 너무 섬뜩하고 좋았다.

그저께는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보았는데, 안드로이드 데이빗과 사랑에 빠져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너무 잘생겼고... 아... 메리미...

그래서 프로메테우스를 어젯밤에 보았는데, 이것도 너무 좋았다. 한 번 더 보면서 스토리를 다시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프리퀄 3부작 중 2개 (밖에 안) 나온 시점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이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할 따름이다. 나중에 풀로 감상 정리해야지 아 너무 좋아ㅠㅠ

6. 요즘 나의 고민 - 대나무숲이 원흉이다

낙태와 성매매를 동일 가치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그럴 듯한 개소리라고 생각이 들지만, 뭘 어디서부터 반박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니까 내가 봤던 글의 논리는, 낙태할 권리도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의 일부고, 성매매도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의 일부인데 왜 페미니스트들은 낙태에는 찬성하고 성매매는 반대하냐 뭐 이런 논리였던 것 같다. 일단은 법적 차원에서 금지하는 것을 얘기하는 듯 싶다.

이런 식으로 어떤 개념을 가지고 1차원적 비교를 하는 것부터 남성적인 시각에서 작성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즉 애초에 비교 대상을 판단하는 기준을 선정하는 것부터 지 맘대로 한 거 아닌가. 낙태에 찬성(올바른 워딩이라고 판단하기 어렵고, 낙태죄 폐지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하는 이유는 죄가 전적으로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것이 불합리하며, 여성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있다는 점, 그리고 합법화함으로써 더 안전한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성적 자기결정권과는 조금 다르게 해석한다고 생각한다. 낙태가 합법화된다고 해서 갑자기 방탕과 혼돈의 카오스가 되지는 않을 것이며, 이후의 수술 과정은 전적으로 자기 몸에 대한 주권을 행사를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낙태 얘기 좀 더 하자면, 이게 여성학의 주된 논쟁사안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실 핵심은 ‘태아를 인간으로 볼 것인가’가 쟁점이라고 생각을 한다. 나머지 쟁점들에서는 전적으로 여성학 쪽이 이길 수 밖에 없고, ‘태아를 인간으로 볼 것인가’라는 쟁점에 대해서도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뭐..음..))

성매매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 일단 “성매매를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라는 term 자체가 어느정도 섀도우복싱이라고 생각한다.ㅋㅋㅋㅋ 우리나라에서 성매매가 여전히 불법으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찬성하지만, 아까 낙태에 대한 얘기랑 마찬가지로, 성매매 자체가 성욕 때문에 발생한다기 보다는 남성이 여성에게 직접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노골적인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너무나 자명해서 굳이 더러운 예화를 글로 옮기고 싶지 않다. 또한 성매매에 찬성하는 한국 인간 중 누가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성매매를 계속 돌아가게끔 하는 것은 자본과 남성권력이고, 이것은 주로 성노동자들의 삶을 다시 억죄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유흥가에 흩뿌려지는 여성전용 일3수/ 대13출 이런 것들이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다원적인 사안 중에서 성적 자기 결정권이라는 기준만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치졸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담론이 한 2390520980938개 정도 더 있고, 이게 내 골치를 아프게 한다. 예를 들어, 역차별(으), 남1자화장실에 손3씻는 지 살펴 봄->이것은 남성에 대한 성폭력이다. 라던가. 시선 강간->사람이 눈을 둘 자유가 있다구요 뿌애애액 하는 식의 난투가 항상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보는데(올해는 진짜 인터넷 끊어야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 상식 수준의 도덕적 공리와 현실이 항상 충돌한다는 것이다. 즉

남자화장실에 카메라 설치해서 보도하기 -> 웬만하면 하면 안됨.

사람이 눈을 둘 자유-> 당연히 있음..

이지만, 이런 식의 문제 제기를 하는 놈들은 결정적으로 현실에서 여성에게 일어나는 실질적 위협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는 것이다.

여자화장실 몰1카 -> 포194르239노로 소비됨.

시선 강간 -> 성희롱적 의도가 다분히 눈길로 지속적으로 쳐다보는 거 불쾌하며,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김.

그런데 아까 얘기했듯이 공리로서는 남녀에게 모두 해당되는 도덕적 합의점에 대해서 남성에게 그 위협이 정말 ‘조금’이라도 가해지면 페미니스트인 나의 입장에서는 그건 잘못된 게 맞지.. 라고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고, 앞으로 남319자화장실 몰203카 같은 사안이 벌어진다면 언제든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고, 그게 부끄럽지는 않다. 그런데 그런 사안에 문제 제기를 하는 남성 발화자에 대한 실망은 감출 수 없다. 단순히 엄살 떨어서가 아니고, 그런 ‘역차별’을 지적할 때마다 사실 여성이 겪는 위협은 삭제되며, 마치 남녀가 동등한 차별을 겪는 것처럼 포장되고, 여성이 겪는 부당함과 혐오의 굴곡은 평면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지적은 공리적으로는 타당하지만, 현실 맥락에서는 오히려 유해하다는 모순을 품게 된다. 이게 2010년대(+인-터넷 시대) 페미니즘이 가진 가장 빡치는 지점이라고 생각된다.

7. 쓰다보니 일기만 한 시간 짼데 음.. 책은 언제 읽지..ㅠㅠㅠ